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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목회자 세미나

글쓴이: 조남종 목사 (2020년 2월 23일)

지난 2월 6일부터 7일까지 토론토 영락교회에서 한국 에스라 성경대학원의 양용의 교수님을 모시고 “마태복음과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목회자 세미나가 열렸다. 오타와 한인교회 강석제 목사님, 박만녕 목사님, 그리고 필자는 들뜬 마음으로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양용의 교수는 총신대를 졸업 후, 영국에 있는 런던 바이블 칼리지에서 신학과 성경해석학을 공부하고 위클리프 홀에서 신약학 박사학위를 받고 개혁신학교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활동을 한 후, 에스라 성경대학원에서 신약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하나님 나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성서 유니온, 2005), [마가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 유니온, 2010), [예수님과 안식일 그리고 주일] (이레서원, 2011), [마태복음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 유니온, 2014), [히브리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 유니온, 2016) 등이 있고 그 외에 신약학 분야에 다수의 연구 논문을 쓴 석학이다.

이번 목회자 세미나에서는 주제에 걸맞게 마태복음에 대한 여러 주제를 다루었는데, 그 중에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마태복음은 유대적이면서 동시에 반유대적인 요소가 묘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복음서라고 소개한다.

마태복음의 유대적인 요소로서는 언어와 문화적 측면들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람어가 번역되지 않고 그냥 사용된 경우를 5장22절이나 27장 6절에서 볼 수 있다. 아람어는 당시 1세기때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언어인데 마태복음은 헬라어로 씌여졌음에도 아람어 단어들이 곳곳이 등장한다. 또한 유대적 관습들이 특별한 설명 없이 바로 언급되기도 하며 (15:2; 23:5, 27) 유대인들만의 특징적 표현들도 그대로 사용된다 (하늘 나라, 하늘에 계신 우리/너희 아버지 등). 10장5-6절이나 15장24절에보면 예수님께서 전도의 범위를 이스라엘로 한정하시는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예수님의 족보의 시작이 아담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라는 사실도 마태복음의 유대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반유대적 요소 또한 마태복음에 잘 나타나 있다. 21-22장에 나오는 여러 비유들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 열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또 28장에 지상 대명령에서는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볼 수 있다.

지극히 유대적인 것 같지만 또 어찌보면 친이방적인 이 마태복음의 긴장을 해소해 주는 부분은 베드로전서 2장9절이다. 베드로는 교회를 가리켜 택하신 족속, 왕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그의 소유된 백성이라 칭한다. 여기서 나오는 모든 내용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호칭들이다 (출 19:5-6). 하나님이 구약시대부터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이유는 바로 그 민족을 통하여 모든 민족들과 열방들을 구원하기 위하심이다. 마태복음의 유대적 요소들도 이렇게 볼 수 있다. 이제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참 이스라엘이신 예수님을 통해 온 열방이 구원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드러내기 위해 유대적이면서 반유대적인 요소들이 마태복음 사이사이에 드러난다는 해석이다. 또한 이제 새로운 이스라엘로 부르심을 받은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을 선포하도록 하나님께서 택하셨다는 말씀은 필히 세미나 장소에 모인 모든 참석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였을 것이다.

이틀 동안의 모든 세미나 내용을 담기는 지면이 너무 부족하기에 필자에게 인상깊었던 내용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태복음 13장에는 하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가 나온다.

먼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비유는 예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화라는 것은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문학적 장치이지만, 비유는 쉬운 내용일 지라도 그 속에 숨겨진 진리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화를 듣고 나면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겠지만, 비유를 들으면 오히려 그 내용이 숨겨지는 것을 경험한다.

마태복음 13장 11절에보면 하늘 나라의 비밀이 비유 가운데 나타나 있는데 그 비유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곧 하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다. 제자들이 왜 감추시느냐고 예수님께 묻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들에게는 허락되었지만 그들에게는 허락되지 아니했다는 말씀으로 대답하신다.

하나님 나라 혹은 하늘 나라의 비밀을 깨닫는 것은 인간의 얕고 얕은 지식과 지혜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비유는 들여다 보면 들여다 볼 수록 그 의미가 안개같이 사라진다. 그 비밀을 알고 싶다면 성령님이 눈과 귀를 열어주셔야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다.

14-15절 (11장25-26절 참조)에서 이사야의 예언을 빌어 하나님의 뜻은 말씀하신다. 즉, 지혜롭고 슬기로운자들에게는 그 비밀을 숨기시고 어린아이와 같이 아둔한 자들에게 오히려 그 비밀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눈은 감았다고 15절에 나온다. 여기서 먼저 등장하는 지혜자와 슬기로운자가 마음이 완악해진 자들이다. 의인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의는 자기가 세운 의일 뿐이다. 스스로 의롭다 여기는 자들의 의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같이 어리석은 자들은 비록 죄인이나 회개하여 하나님의 의를 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허락된 자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비유를 듣는 자의 태도에 대한 말씀이다. 완악한 마음 (13:15)은 가난한 마음 또는 낮은 마음과 대조를 이룬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실존적으로는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비유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아둔하고 어리석다 해도 하나님의 은혜를 갈급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비유를 듣고 마음이 더욱 풍성해 진다는 말씀이다.

성경을 바라보고 읽어내는 여러가지 시각들이 있다. 철저히 비판적이고 이성적은 관점에서 성경을 분석하려는 시도들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지극히 경험적 영적으로 성경을 해석하려는 시도들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려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아야만 한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분의 말씀을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려는 시도야 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성경을 읽을 때나 묵상할 때나 공부할 때는 먼저 말씀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인격을 인정해야 한다. 가난한 마음으로 말씀을 보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질 것이다.

13장에 나오는 여러 비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보화비유를 소개한다. 13장 44절에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라고 했다. 이 비유의 포인트는 제자가 천국을 발견한 기뻐함이 결국 그 하늘 나라를 위해 제자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헌신에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비유에 나온 사람이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았다는 사실이 희생의 모습으로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유를 가만히 읽어보면 이 사람은 자기의 전재산을 다 팔았으면서도 오히려 밭을 샀음을 기뻐하고 있다. 즉, 하나님 나라를 위한 제자의 그 어떤 헌신이나 포기는 기쁨이라는 테두리에서 이루어 진다는 말이다.

나의 모든 소유를 판다는 의미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판다(selling)는 의미는 나의 소유권의 전부를 드린다는 것이다. 그 말은 하나님의 통치가 내 모든 삶에 이른다는 말이다. 내가 하나님 나라를 소유한 예수님의 참 제자라면 나의 모든 소비 및 수입에 반드시 하나님이 개입하셔야 한다는 말이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내 삶의 일부를 교회에서 보내고 내 시간의 일부를 떼어서 봉사에 바친다거나 내 수입의 십일조 내지는 일부를 떼어 헌금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삶의 전부와 내 시간의 전부 그리고 내 재산의 전부가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는 무시무시한 말이다. 이 사실을 무시해 버리면 마태가 전하고자 한 하나님 나라의 삶이나 하나님 나라의 백성의 삶을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마태복음과 하나님 나라” 목회자 세미나는 담임 목사님과 부목사님과 필자에게 큰 도전과 가르침을 주었다. 마태복음을 통해 예수님이 이 땅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시고 했던 제자도의 삶을 다시 새기고 그 선한 영향력이 오타와 한인 교회 성도님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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