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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 취임문 (조미경)
맡겨진 자리에서 묵묵히 노를 젓는 권사
권사로 피택된 후 지난 4개월간 권사 교육을 받고 기도로 준비하는 동안, 저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는 저를 오타와한인교회 교인으로 부르시고 다양한 사역을 맡겨 주셨는데, 이제 저에게 권사의 직분을 허락하신 이유는 무엇인지, 또 제가 어떤 권사가 되기를 원하시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 답을 쉽게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 해답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집 앞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어르신들이 교회 앞자리를 지키며 간절히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제 신앙을 붙들어 주셨던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30대에 힘든 일이 있어서 새벽기도에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새벽기도에 잘 나오지 않던 제가 예배에 참석하자 한 권사님께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도 제목을 물어보시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따뜻한 관심과 중보기도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5년 전 저희 가정에 어려움이 찾아와 몇 달 동안 삶의 소망을 잃고 기도조차 할 수 없이 지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여러 성도님들께서 음식과 기도, 그리고 말씀으로 저를 위로해 주셨고, 저는 그 덕분에 다시 기도할 수 있었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하나님께서 이제는 받기만 하던 저에게 그 사랑과 은혜를 다른 지체들과 나누라고 권사의 직분을 맡기신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늘 새벽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기도하시는 분들처럼, 저 역시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기도의 영향력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셔서 저를 권사로 세우신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몇 주 전 목사님 설교 중에 “일꾼”이라는 말은 헬라어로 배를 움직이기 위해 밑바닥에서 노를 젓던 사람이나 노예를 가리킨다는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저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배 밑창에서 묵묵히 노를 젓는 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설교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제가 어떤 권사가 되기를 원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열심히 노를 저어 가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배의 방향과 운전은 선장이신 하나님께서 하시고, 그 배에 타고 있는 승객, 즉 성도들이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일꾼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맡겨진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를 저어야 합니다.
저는 그런 권사가 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자리보다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에 충성하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기며, 묵묵히 기도하고 예배드리며 섬기는 자리를 지키는 권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권사 훈련 교재에는 권사의 직분이 성숙한 여성도의 직분으로서 거룩한 행실의 본이 되고, 모든 면에서 귀감이 되며, 가정과 교회를 잘 돌보는 직분이라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신이 그러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부족함이 많은 사람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권사의 직분에 합당한 모습으로 조금씩 성화되어 갈 수 있도록, 그리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묵묵히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성도 여러분의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익숙하게 입술로 고백해 왔던 이 말씀을, 권사의 직분을 시작하는 이 자리에서 저의 신앙고백으로 삼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고린도전서 4장 2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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