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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니카라과 단기선교 간증문

간증인: 장정현 성도

 8년간 열심을 다해 원주민 선교를 섬기다가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번을 가지 못해 마음에 늘 걸렸다.

그러던 중, 올 연초, 목사님께서 올해는 바후림 청년들 모두가 꼭 한번씩은 선교를 가보라고 던져주신 도전을 마음 한 켠에 품게 되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한성이 오빠가 니카라과 선교를 두고 고민하길래 “나도 갈테니 같이 가자”고 덥석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에는 오빠 사정 상 나 혼자 가게 되어버렸다. 막상 그렇게 되니 ‘가까운 원주민 선교도 못 가고 있는 마당에 해외 선교라니…이럴 거였으면 원주민 선교 갈껄!’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우연은 없다고 믿으며 나를 니카라과에 가도록 인도하시는 데에는 분명 뜻과 이유가 있을 것 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답을 꼭 발견하고 싶었다.

선교 가기 전 여러가지 일로 몸과 마음 모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분주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미래, 그리고 내가 내려야하는 수 많은 결정들을 앞에 두고 그 다른 어떤 것 하나 들어 올 틈 없이 마음과 머리를 꽉 채운 채 아둥바둥 살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 날짜가 다가올 수록 선교는 나에게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기대가 아예 없진 않았지만 솔직히 그 보다는 차라리 그냥 빨리 다녀와서 끝내버리고 싶은 task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 선교를 떠났다.

우리는 도착한 다음날부터 매일 한 마을 씩 방문하여 사역을 진행했다. 마을에서는 교회에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사역, 여성 사역, 약품 사역, 안경 사역을 했고, 마을 곳곳에 있는 집들을 방문하는 door to door 전도 사역을  했다. 오후에 선교 센터로 돌아와서는 근처에 살고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영어 사역을 했다.

각 사역 하나 하나가 참 보람되고 좋았지만 그래도 그 중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역은 door to door 전도 사역이었다. 팀을 나눠 마을에 거주하시는 교인 분들의 도움을 받아 집집마다 다니며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지신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을, 또 죽음을 이기심으로 우리에게 보이신 부활의 능력을 전하며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인도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 사역을 하는 동안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그 곳에 함께 계심을, 우리의 입술과 몸을 통해 역사하고 계심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니카라과는 인구 60% 정도가 천주교인, 25% 정도는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 중 많은 사람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아직 나의 모습이/ 상황이 준비되지 않아서” 몇 번의 권고 끝에도 지금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조금 더 기다리겠다고 했다. 처음엔 너무 답답해 마음 같아서는 “아, 도대체 뭘 기다려!?” 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댓가 없는 사랑과 은혜를, 우리의 행함으로부터가 아닌 오직 믿음과 은혜로 주어지는 구원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게 되며 이들을 위해 더 겸손히 그리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복음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며 나는 혹시 이 귀한 복음을, 이 은혜를 값 없이 받았다는 이유로 너무 가볍게 여기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과연 나는 은혜 입은 자 답게 살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선교 기간 동안 꼭 나를 왜 니카라과에 가게 하셨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다. 그리고 선교지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님은 나에게 그 답을 주셨다.

둘째 날 사역을 마치고 선교 센터로 돌아가는 길에 하나님께서 “자, 봤지? 이 곳에 내가 있어. 이 니카라과 땅과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나에게 속한, 내가 사랑하는 나의 피조물이야.” 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이심을 알기에 저 말이 특별하지 않고 당연하게 들릴 수 있었지만 그 순간 ‘아, 이 곳이 하나님의 마음과 눈이 향한 곳이구나’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때, 하나님께서 나를 왜 굳이 이 낯선 니카라과 땅에 보내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 니카라과는 존재 자체를 몰랐을 정도로 생소한 곳이었는데 하나님은 나를 그런 낯선 곳에 보내셔서 눈을 돌리게 하셨다. 나에 대한 것으로만 가득 차 너무도 분주하고 여유 없는 생활을 하며 그게 당연한 것인 것처럼 익숙해져가고 있던 나로 하여금 아버지의 마음과 눈이 향한 곳을 보게 하셨다. 내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던 것들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심으로 나로만 가득 찬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내려놓게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선교는 물론 절대 나 자신을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에 가면 늘 마음 한가득 값진 보배를 얻어 오는 것 같다. 이번에도 일상에서는 쉽게 배우거나 느낄 수 없는 것들을 깨닫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1. 내가 알지 못하는 곳, 나의 의식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장소와 환경에 대한 제한 없이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온 몸으로 느끼며 하나님의 크심과 전지전능하심, 그리고 신실하심에 대해 묵상 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였다.
  2. 만나는 사람들에게 매일 매일 수차례 반복해서 복음을 전하며 내 안에 있는 복음이, 그 의미와 그 능력이 뚜렷해졌다.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태도를 가지고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고민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하다.
  3. 이번 선교를 통해 나의 눈을 띄워 주시고 삶의 방향성을 다시 잡아주심에 감사하다. 더 이상 나로만 가득 찬 삶을 살고 싶지않다.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이제는 의식적으로라도 눈을 들어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줄 아는 속 깊은 자녀가 되고 싶다.
  4. 마지막으로, 내가 아니어도,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나를 보내시고 나를 사용해주심에, 나의 연약함과 자격 없음에 상관 없이 나를 하나님의 일에 동참시켜 주시고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일에 증인이 되게 하심에 감사하다. 또, 우리가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어도 늘 하나님께서는 대단하게 역사하심에 감사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고 싶다.

선교 기간 동안 베풀고 온 것보다 얻어 온 것이 많은 것 같아 빚을 진 것 같은 기분이다. 만나게 해주신 영혼들과 그 땅, 그리고 여전히 그 곳에서 열심을 다해 섬기고 계시는 박우석 선교사님과 이현숙 선교사님의 가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갚아야겠다.

이번 선교 준비하는 동안 수 많은 분들이 이 선교를 위해 시간, 물질, 관심을 드려 도우시는 걸 보면서 참 많은 감동과 은혜와 도전을 받았다. 가 있는 동안에도 여러가지 상황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우리를 위해, 이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선교를 위해 앞에서, 뒤에서 여러가지 모양으로 섬겨 주시고 동참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니카라과 선교는 끝이 났지만 우리 모두의 선교는 계속 되기를, 보내신 각 자리에서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일에 동참하는 자들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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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관리자

    간증문 공유해 주신 장정현 자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공유가 본인의 믿음에 대한 확증과 이 글을 보는 다른 성도들의 신앙 생활에 큰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