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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영

기후 위기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소명

글쓴이: OKCC 기후위기 대책 모임 (2023년 12월 3일)

2023년 심각한 기후 위기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소명 (COP 28을 맞으며)

이 세상과 자연을 돌보아야 할 우리의 책임에 대해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많은 구절은 인류에게 주어진 청지기 직분과 지구의 자원에 대한 관리의 책임, 그리고 인간과 생물들이 같이 번영하고 공존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창세기 1장 28절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지구와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을 돌봐야 할 의무를 부여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시편 24편 1절에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구절은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며, 인간은 단지 그것을 관리하는 자일 뿐임을 강조합니다. 이 모든 말씀들은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지구를 돌보는 임무를 받았음이 명확히 나타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기후변화같은 문제를 스스로 발생시키고, 더욱 악화시켜 왔다는 것은 인간이 이러한 하나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최근에 우리가 겪은 수많은 자연 재해들은 해를 지나면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자연은 급격히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망가져가는 지구를 볼 때, 인류가 하나님께서 주신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지 못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최근의 자연재해는 가끔 불 특정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던 것에서 점점 확대되면서, 지금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 특히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생명과 삶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고, 이 어려움은 해가 갈 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대상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에서 삶으로 증거해야 하는 사람들로서, 과연 이러한 위기에 대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매우 큰 의문이 듭니다.
기후 변화
이러한 많은 자연재해들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은 많은 기후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조사하고 데이타를 통해 확증하는 바입니다. 화석 연료 연소, 삼림 벌채, 식량 대량 생산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에 온실 가스가 축적되어, 결과적으로 기후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개발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우리는 천연 자원의 남용과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 온실 가스를 계속적으로 배출해 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많은 생물의 멸종, 해수면 상승, 극단적인 기상 패턴과 대규모 자연재해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세계 인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증가된 인구로 인해 더 많은 식량, 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구 증가는 지구의 자원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어 온실 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고, 기후변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업화 이후 지구대기의 누적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으면 회복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생태계의 파괴가 일어날 것으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후학자들에 의하면, 1.5도 상승시까지 앞으로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탄소예산) 지난 3년간 벌써 절반의 탄소를 배출했고, 그 결과 2029년중에 탄소예산을 소진하고 기온이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까지 누적 온도 상승이 벌써 1.3도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누적기온 상승에 따른 전 지구적 생태계 파괴는, 2023년 올해 우리가 그 전조를 일부 경험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파키스탄, 인도, 한국의 홍수, 캐나다의 산불, 유럽의 폭염과 홍수, 미국의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자연재해 들은 그 규모, 빈도 및 피해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이러한 올해 2023년에 일어난 자연재해들의 특징은, 특히 캐나다의 경우, 이전에는 한 두건의 초대형 재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나타난 것에 비해, 올해 2023년에는 캐나다 전역에 대규모의 산불과 재해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기후학자들은 최근 이러한 재해가 국지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지구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들면서, 기후변화가 최근 자연재해들의 원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말합니다. 즉 한 해 만 우연히 재해들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수록 더 많은 대형 자연재해가 지속적으로, 더 넓은 지역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3년 퀘벡 산불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특징으로, 기후 변화의 주범은 탄소를 배출하는 선진국 기업과 시민들, 선진국의 하청업체인 개발도상국의 기업들인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피해는 거의 대부분 적도 근방의 개발도상국 시민, 그 중에서 저소득층 시민들이 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의 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1%도 안 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국가가 됐습니다. 작년 (2022)에 파키스탄에 발생한 대홍수를 예로 들면, 파키스탄 국토의 1/3 (남한 면적의 80%)이 침수되었고, 수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피해액이 무려 $400억로 추산이 됩니다.  선교적 시각에서 보면, 피해지역이 10/40 선교벨트의 저개발 지역에 거의 겹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문제는 바로 선교의 문제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겁니다. 또한 10/40 지역의 선교사님들이 선교지에서 상류층이 아닌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선교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전세계적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이 바로 10/40 선교에 간접적으로 동참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 막대한 홍수 피해 파키스탄 장관 "기후변화 일으킨 선진국이 배상해야", 2022년 9월 (사진: 연합뉴스)
현재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전 세계 정부, NGO, 기업 리더들이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 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nference of the Parties [COP])에 참석해 기후변화위기에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COP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로서, 지난 2015년 COP 21에서는 파리 협정과 같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간 조약을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유엔은  지난 9월에 발표한 기후변화에 관한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세계 주요국의 기후변화억제를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예비 결과를 발표했으며, 11월 30일부터 진행중인 COP 28에서 전세계 리더들이 의지와 결단을 촉구할 것입니다. 그동안 각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관해 의견을 모으고 다 같이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오히려 기후변화는 최근에 더 급격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세계 국가 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협의체인 COP 28에서 세계 리더들이 어떤 결정을 하고 실천하느냐 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COP 28에서는 여러 중요한 주제가 다루어질 예정인데, 그 중에서도 기후위기 보고서 (IPCC-AR6)에서도 언급되었 듯이 다음의 몇 가지가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먼저는, 화석연료의 시급한 사용 제한: 기후변화의 주 요인인 화석연료의 생산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 억제를 위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각 국가들이 말로만 약속하고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않았는데 구속력 있는 구체적 실행방안이 합의되어야 합니다.

또한, 대규모 화석연료 대체기술 투자: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기술투자가 필요한데 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정부, 기업, 시민들의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세계적 경기둔화, 고금리, 인플레이션, 정부 재정 악화 등의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명확한 것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 없이는 기후변화는 점점 악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보상: 탄소배출은 선진국이 하고 피해는 개발도상국들이 보고 있는데, 피해보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보상체계와 재원 마련이 없이는, 주요 산유국이기도 한 개발도상국들은 지속적으로 화석연료를 생산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곧 있을 COP 28에 모이는 세계 정치지도자들 통하여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를 포함한 중요한 사항들이 구체적으로 결의되고, 실천함으로써, 기후위기를 막기위해서 온 인류가 다같이 노력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재해들을 경험해왔지만, 앞으로의 재해들은 지금까지보다는 더 혹독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COP 28을 통해서, 모든 국가들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 실질적인 노력을 할 것을 결의하고, 또 결의한 대로 잘 실천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주위에도 널리 알려서 결의한 내용들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COP 28: ChatGPT-generated
하나님은 우리 믿는 자들이 이러한 인류에게 닥친 재앙을 보면서, “이러한 것들은 다 하나님의 뜻이리라” 하고 손 놓고 보고만, 혹은 생각만 하고 있기를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이 세상을 잘 다스리고 보존하라는 하나님의 명령보다는, 먼저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자원을 남용한 우리 인류의 탐욕과 또 그 가운데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구별됨이 없이 그러한 마음으로 살았으며, 더 나아가서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고통 받고있는 사람들과 생물들의 처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무시하며, 여전히 이기적인 삶을 지속해온 우리 자신의 나태함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철저히 회개해야 할 것 입니다. 그러한 철저한 회개가 바탕이 될 때, 우리는 이러한 재앙으로 인하여 지금 고통받고 있는 자연과 피해자들의 처지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되고, 그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할 수 있게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재앙을 어떻게든 막기위해서 최선을 다해 방법을 고민하고, 뭔가를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그러한 회개하는 마음이 바탕이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셔서 이 어려운 때에 회복의 역사를 만들어 가시리라 믿습니다.
ChatGPT-generated
올해 퀘벡 산불로 원주민들이 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캐나다의 많은 교회들이 선교하는 자치지역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올해 원주민 선교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였지만, 선교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인해서 방문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직접 상대하는 원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되어있고, 우리에게 가까이 와있는 문제 임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선교는 더 이상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서, 우리 시간 계획대로 가서 물질을 주고 오는 방식을 넘어서, 우리가 간접적으로 원주민이나 선교지 사람들을 포함한 남에게 가하고 있는 해악을 진심으로 부끄러워하고, 이를 멈추려고 노력하고, 이를 위해서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실천하는 기본적인 마음자세의 변화에서부터 선교가 시작되어야겠습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연기가 뉴욕 시를 뿌옇게 뒤엎은 가운데 7일 (현지시각) 사람들이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더 나아가서, 우리가 이 지구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이자, 구원을 값없이 받은 성도로서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세상에서 인간의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이 문제의 근원을 더 깊이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응책을 개발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우리 가운데 이러한 마음들이 불일 듯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비록 인류에게 닥친 기후위기가 너무나 커서 과연 우리가 어떠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위축된 마음이 들지만,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 듯이, 우리 한 사람의 믿음의 기도와 실천을 통하여, 온 지구 위의 모든 나라와 모든 백성들의 마음을 변화시키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나아갑시다.

  

2023년 12월 3일

오타와한인교회 기후위기 대책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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